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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한국사 분석과 출제 경향

by 우공 박순화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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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한국사는 어떤 시험이고 어떤 주제들이 출제되어 왔을까요?

수능 한국사는 국어, 수학, 영어에 이어 탐구와 함께 4교시에 실시되는 과목입니다. 수험생은 14:50분부터 30분간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문항은 과목이 개설된 이래 지금까지 단 20문항 출제되고 있습니다. 20문항을 30분간 푸는 것이니 평균적으로 문항당 1분 30초가 주어지는 셈입니다. 검토하고 마킹하는 시간을 빼고 여유 있게 문항당 1분으로 잡으면 안전합니다.

 

수능 한국사는 7차 교육과정까지는 '국사'로 불렸고, 사회탐구 선택 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수험생들이 고3이 된 2016에 실시된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었습니다.

2016년에 치러졌으면 2016학년도여야 하는데, '2017학년도 수능'이라고 해서 많이 헷갈리지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서는 수능을 출제하기 앞서 매해 6월과 9월에 전국 수험생(n수생 포함)을 대상으로 모의평가를 실시하고 이에 따라 문항 난이도를 조정하여 수능을 출제합니다. 평가원에서 주관하는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 그리고 11월의 수능까지 이 세 시험은 모두 다음 연도를 제목으로 붙입니다. 다음 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대입시험이므로 다음 연도를 표기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3월, 4월, 7월, 10월 총 네 차례에 걸쳐 지역 교육청에서 출제한 학력평가가 실시됩니다. 수험생은 여섯 번의 연습 후 실전인 수능을 치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청에서 출제하는 네 차례의 학력평가는 문자 그대로 '학력을 평가'하기 위한 취지로 실시되므로 실시되는 해를 제목에 표기합니다.

 

정리하면 2023년 3월에 치러진 학력평가(교육청 주관)는 '2023학년도 3월 학력평가'로 제목이 인쇄됩니다. 그리고 2023년 6월에 치러진 모의평가(평가원)는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가 제목이 됩니다.

 

눈치챘겠지만 교육청 주관 시험은 학력평가로 부르고 평가원 주관 시험은 모의평가라고 부릅니다. 시험 명칭과 제목의 연도가 달라 헷갈리지만 문제 유형을 비롯하여 과목, 시험 시간 등 모든 요소가 99% 같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이들을 합쳐서 그냥 '모의고사'라고 부릅니다.

 

응시하는 수험생이 많을수록 나의 현재 위치를 가늠하는데 신뢰도가 높으므로 입시 계획을 세울 때는 주로 평가원 주관의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를 중요한 자료로 활용합니다.

 

그렇다면 수능 한국사는 지금껏 어떤 주제가 얼마나 출제되었을까요? 시대별, 주제별 출제 빈도를 알아보기 위해 제가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한 표를 가져왔습니다.

노란색 맨 윗줄은 모의고사 실시시기입니다. 첫 칸의 '23-7'이라는 것은 '2023학년도 7월 학력평가'입니다. 그 옆 칸의 '24-6'은 2023년 6월에 실시된 '2024학년도 모의평가'입니다. 언급했듯 평가원 주관 시험이라 학년도가 다음 해로 표기되었고, 명칭이 모의평가입니다. 2020학년도 3월 학력평가부터 통계를 냈습니다.

왼쪽에는 시기를 6개로 나눴습니다. 구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 발해까지의 고대, 고려, 조선, 개화기, 일제강점기, 현대사로 크게 나눈 다음 중분류, 소분류로 세분화했습니다.

각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주제에는 '1'로 표시했습니다. '횟수'는 각 주제가 지금까지 출제된 횟수를 더하여 합계를 낸 것입니다. 이 숫자만 봐도 어느 주제가 자주 출제되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표를 자세히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중간쯤에 있는 '22-3'라고 쓰여 있는 칸과 '22-수'라고 써 있는 칸 사이에 줄을 하나 긋고 시대별(고대, 고려, 조선, 개화기, 일제강점기, 현대사)로 흩어져 있는 '1'의 분포를 관찰해 보기 바랍니다.

차이점이 보이나요? 고대, 고려, 조선의 '1'의 분포가 최근으로 올수록 적어지고, 개화기, 일제강점기, 현대사의 분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고대~조선까지를 전근대사라고 부릅니다. 개화기부터 현대까지를 근현대사라고 부릅니다. 2021년 11월에 실시된 '2022학년도 수능'을 끝으로 전근대사의 출제 비중이 낮아졌고, 근현대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출제 경향이 바뀌었을까요?

 

답은 교육과정에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영향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단원이 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석기부터 조선까지가 1단원, 흥선대원군부터 국권피탈 직전(개화기)까지 2단원, 일제강점기가 3단원, 현대사가 4단원입니다. 단원 비율로 보면 전근대사:근현대사 비율이 1:3입니다. 따라서 수능도 전근대사:근현대사 출제 비율을 그와 비슷하게 맞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면 2015년부터 적용되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라는 것은 '2015년에 개정되어 고시되었다'는 뜻입니다. 교육과정이 만들어지면 그에 따라 교과서가 만들어지고, 검정을 받습니다. 그리고 검정에 최종 통과한 교과서 중 한 개를 단위 학교에서 심의하여 채택하고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로소 현장에서 새 교육과정이 적용됩니다.

 

이런 일련의 절차 때문에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기까지 텀이 생깁니다. 통상 3년입니다. 그래서 2018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말기에 한국사 국정교과서 추진과 이어진 정권교체로 인한 재작업으로 인해 중학교 역사 과목과 고등학교 한국사의 경우 적용 시기가 다시 2년 늦어졌습니다. 그래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한국사 교과서는 실제 현장에서 2020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2022년 3월 학력평가부터 출제 경향이 달라졌을까요? 2022년이 새 교육과정으로 한국사 공부를 한 수험생이 고3이 되어 처음 수능을 치르는 해였기 때문입니다. 새 교육과정 적용 시점인 2020년부터 다시 2년이 지나야 고3이 되니까요. 그래서 2022년부터 치러지는 모든 모의고사는 새 교육과정의 한국사 교과서 단원 비율에 맞춰 출제가 되었습니다.

 

각 시대별로 출제 비중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존에는 전근대사 10문항, 근현대사 10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전근대사 10문항은 평균적으로 고대, 고려에서 각각 3문항, 조선에서 4문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근현대사 10문항은 개화기와 현대사에서 각각 3문항, 일제강점기에서 4문항 출제되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전근대사 5~6문항, 근현대사 14~15문항 출제되고 있습니다. 각 시대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대, 고려, 조선에서 각각 2문항씩,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에서 각각 5문항씩, 현대사에서 4문항 정도 출제되고 있습니다. 1문항 정도는 편차가 있습니다.

 

근현대사가 3/4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공부할 때 주로 앞부분에서부터 하기 때문에 가장 집중력 좋을 때 전근대사를 공부하다가 정작 출제 비중이 높은 근현대사에 접어들 때쯤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뒷부분은 아예 보지도 않고 수험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사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와 절망하는 수험생도 많습니다.

그래서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역으로 낯선 시대부터 점점 익숙한 시대순으로 구성했습니다. 현대사-일제강점기-개화기-조선-고려-고대순으로 말입니다.

 

수능 한국사는 한동안 쉽게 출제되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절대평가로 등급을 산출하기 때문입니다. 50점 만점 중 40점 이상이면 누구나 1등급을 받습니다.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상위 4%(전국 수험생 중 나보다 점수가 낮은 수험생이 96%=나보다 점수 높은 수험생이 4%) 이상이어야 1등급을 받습니다. 득점률로 따지면 80% 이상만 득점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뒤로 5점에 한 등급씩 내려갑니다. 35점 이상은 2등급, 30점 이상은 3등급, 25점 이상이면 4등급입니다. 50점 만점 중 절반이 25점입니다. 반타작만 해도 4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난이도가 너무 낮아 오히려 '수험생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아닌 비판까지 여러 차례 나온지라 최근에는 예전처럼 단순한 문항보다는 새로운 사료를 발굴하여 출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사료가 아무리 새로워도 그 속에서 1~2개의 핵심 키워드만 찾아내도 사료가 가리키는 시대나 주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출제되는 주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자주 출제되는 주제 중심으로 설명을 하고 실전 문제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차근차근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낯선 사료에서도 키워드가 보일 것입니다.

어떤 분야의 상위 10%가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끝까지 하는 것입니다. 90%의 사람들은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거나 조금 해보고 포기합니다. 그냥 끝까지 간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상위 10%입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생각, 이런저런 핑계 다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지금부터 그냥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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